아이 셋 육아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내를 위해 오랜만에 둘만의 점심을 먹기로 했다.
물론 아이들은 각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 보내고 단 둘이서!
아이들과 항상 함께 다니다가 모처럼 둘이서 함께 나오니 기분이 색다르니 참 좋다.
그렇게 분위기 있는 점심식사를 어디서 먹을까 생각하는데
스시, 이태리 레스토랑, 중식 등 여러 가지가 생각났고, 그 와중에 마지막 종착점은 '테판'으로 정해졌다.
이유는 우선 아내의 아이들에게서 벗어났다는 분위기의 전환이 필요했는데, 일반적으로 분위기 좋은 식당도 좋지만 그건 기본 베이스로 갖춰져 있고 추가로 식사를 하면서 벚꽃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분위기 전환 겸 맛있는 식사와 테이블 앞에서 즉석 철판요리를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테판으로 향하게 되었다.
테판(Teppan)
- 위치 : 서울 용산구 소월로 322 그랜드 하얏트 서울
- 영업시간 : 평일(월~금) 런치 12:00 / 디너 18:00 , 주말(토, 일) 런치 11:30 / 디너 18:00
- 예약전화 : 0507-1493-8272
- 주차장 : 그랜드하얏트서울 주차장 이용 ( 3시간 무료 )
- 예약방법 : 유선전화, 캐치테이블, 네이버 예약
우리는 24년 4월 4일 날 방문을 했고, 3월 12일 날 유선전화로 예약을 했다. 네이버에 나와있는 대표 번호로 전화를 했고, 간단하게 일자와 좌석, 인원 확인 후 카톡으로 예약문자가 오면 보증금을 결제하면 예약은 완료된다. 보증금은 20만 원이었다.
그 외에도 캐치테이블과 네이버 예약으로도 예약이 가능하니 편하게 예약할 수 있다.
결제 안내 카톡. 보증금을 결제하고 나면, 식사 전날까지 주기적으로 알림톡이 울려서 좋았다.
네이버 예약을 봤는데, 12시부터 30분 간격으로 12시, 12시 반, 13시 총 3타임으로 예약할 수 있고, 식사를 해보니 시간에 맞춰 오면 그때그때 요리를 즉석 해서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에 주차를 하고 로비로 들어와 지하로 내려갔다. 테판은 B1F에 위치해 있고, 호텔 중앙 쪽에 식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6가지의 식당들이 있고, 우리는 테판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테판의 간판은 내가 못 찾은 건지, 잘 안 보이는 건지 못 찾았지만 직원분들이 식당 앞에서 예약 번호랑, 이름을 확인 후 안내를 해줘서 어려움 없이 들어갔다.
대강 테판의 배치도를 그려본다. 테판의 철판 테이블은 총 3개가 있고, A 위에도 하나가 있지만, 뷰가 별로고 보지를 못해서 빼고 그렸다. 두 개의 테이블은 붙어있지만 뷰가 정말 다르다. A는 주차장뷰, B는 시티뷰이다. 거의 20일 전쯤 예약했을 당시 좋은 자리는 예약이 꽉 차있다고 했는데 아마 그 자리가 B(시티뷰)였나 보다. 그래서 남아있는 나름 괜찮은 자리로 요청했는데 A 중앙으로 배치받았다. 예약은 선착순이니 중요한 자리가 필요할 땐 미리 예약하자.
좌측이 주차장뷰이고, 우측이 시티뷰이다. 주차장뷰래서 기대를 안 하고 갔지만, 주차장에 벚꽃나무들이 많았고 벚꽃이 많이 피었기에 식사 당일은 시티뷰보다 주차장뷰가 더 좋았다. 사진을 촬영한다면 시티뷰가 더 잘 나올 것 같았다. 채광이 주차장뷰가 더 적게 들어와 조금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시티뷰에 앉아서 직접 보진 않았지만 느낌이 그랬다.
24년 봄부터 16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고, 메뉴도 조금 변경되었다. 추가 메뉴도 두 가지가 생겼는데, 첫 번째는 문어이다. 문어 대신 랍스터로 주문시 2만원 추가, 한우 대신 한우갈비로 주문시 3만원 추가하면 된다. 문어랑 랍스타 둘 다 궁금해서 각자 하나씩 주문했다.
아, 캐비어, 트러플, 와인 페어링도 각각 가격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기본 세팅. 기본 물은 생수와 탄산수 두 가지가 있고, 나머지는 추가요금 내고 주문하면 된다. 별도 주문 없이 물만 먹었는데 생수에는 레몬을, 탄산수에는 라임을 넣어줘서 심심하진 않았다. 굳이 리필 이야기를 안 해도 물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채워주신다. 생수와 탄산수에 들어가는 과일이 달라서 알아서 맞게 채워주는 센스가 참 좋았다.
철판 요리가 시작되기 전 미리 재료준비하느라 분주해 보이는 모습이 보였다.
애피타이저는 '주전부리'이다. 초석잠이랑 여러 채소들로 이루어졌는데 까먹었다. 잎 속에 소스가 숨어있어서 한입에 먹으면 쌈 싸 먹듯이 재료들이 섞여서 괜찮았다.
요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신선한 봄나물들과 트러플 플레이팅을 보여주신다. 신선한 재료들을 바로 보니 기대가 된다. 봄나물과 트러플의 조합이라니,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조합이다.
미리 보여준 캐비어.
이것도 주전부리였다. 맨 아래는 빵 그위에는 시소튀김, 채소소스와 단새우, 연어알로 구성되어 있었다. 시소를 즐겨 먹진 않는데 튀겨서 그런지 향이 거의 안 나서 거부감 없이 먹었다. 맛없는 건 아닌데 건강한(?) 맛이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좋았다.
드디어 철판에서 요리가 시작된다! 우선 철판과 상부의 오픈 후드가 정말 깨끗하게 청소되어 보기만 해도 청결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오징어와 물미역? 느낌 나는 재료를 섞고 있다.
두 번째 요리 '아귀'
맨 아래에는 냉이 소스를 베이스로 깔고, 오징어와 물미역(?)을 볶아 파스타 면을 만들었다. 그 위에는 찐 아귀를 감태로 감았고 캐비어로 마무리해 준다. 3방향으로 거품과 유채로 플레이팅을 해주었는데 기대되는 맛이다.
아귀도 맛있었지만, 오징어와 물미역(?) 파스타의 식감이 너무 좋았다. 처음엔 오징어인 줄 모르고 링귀니인줄 알았는데 먹고나서야 오징어인줄 알았다. 누가 파스타면 대용으로 오징어를 사용할 줄이야
세 번째 '전복 빠삐요뜨'
빠삐요뜨는 조리용 기름종이란 뜻인데 여기서는 300도까지 버틸 수 있는 친환경 비닐에 조리를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양은냄비에 비닐이 씌워져 있어서 새 냄비 가지고 무슨 요리를 하나, 철판라면 끓여주나? 생각했었는데, 빠삐요뜨를 만들기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냄비였다.
조개, 쪽파, 계란, 은행, 갈비육수를 봉지에 담아 묶은 다음에 철판에 놓으면 수분이 날아가지 않고, 그 안에서 익혀진다. 적당히 익혀지면 요리를 마무리된다.
그리고 그 위에 트러플을 아낌없이 올려준다.
갈비육수가 진하지 않고, 삼삼하지도 않고 적당히 좋았다. 삼삼할 것 같은데 삼삼하지 않고 정말 적당한 그런 맛이었다. 싱거움과 짠맛의 중간맛이랄까? 따라 하기 힘든 건강한 맛이었다.
주차장뷰이지만, 차는 안 보이고 나무들이 보여서 좋았던 주차장 뷰! 겨울에는 나뭇잎들이 떨어져 아쉬울 것 같고 지금이 이곳에서 식사하기 좋아 보인다.
그다음 요리는 문어와 랍스터!
먼저 랍스터이다.
어란, 해삼, 시금치, 배추 소스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요리. 아내가 소스에서 정말 배추맛이 나서 너무 신기하다고, 그리고 랍스터 한입 먹고 식감이 좋고 맛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나는 배추소스에서 배추맛이 나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맛있었다.
그다음 문어!
고추장과 다른(까먹음) 소스가 중앙에 있고, 철판에 굽고, 익힌 문어 위에 볶은 흑미, 귤을 올려주고 아래에는 문어 잔잔바리 부위들이 취나물로 감싸져 있다. 추가요금 내고 먹은 랍스터보다 문어가 더 맛있었다.
주차장뷰에 앉으면 앞에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보이는데, 식당에서 밖을 바라볼 때 내부 인테리어와 나무와의 조화가 잘 어울린다.
마지막 요리 '한우'
미디엄레어로 부탁드립니다.
먹음직스럽게 적당히 익은 안심 옆에는 달래가 있다. 비주얼은 울프랑스테이크의 스피나치와 비슷하다. 맛은 절대 다르고 달래 향이 난다. 그 옆에는 두릅튀김과 채소가 곁들여진 더덕요리와 소스가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지만, 스테이크 외 나머지 음식들은 한식의 느낌과 맛이 나는 멋진 퓨전 한식요리였다.
잘 익은 스테끼. 맛있다.
입가심으로 나온 계절과일
한라봉과 홈메이드 콤부차. 한라봉은 껍질과 한라봉을 분리해 놔서 포크로 찍으면 바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나온 볶음밥. 사실 볶음밥이라고 해서 철판에 그냥 밥이랑 김치 넣고 대충 볶고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보리밥에 갓과 배추김치로 볶고 여러 재료들과 맨 위에는 봄 제철요리인 익힌 도다리로 완성된다. 볶음밥은 별 기대 안 해서 그런가 더욱 맛있었다. 유자 물김치는 동치미 두 개 위에 쌈무로 덮어서 깔끔한 플레이팅까지 맛도, 보기도 만족스러웠다. 맛있어서 리필 한번 했다.
디저트 '한라봉'
볶음밥을 먹으면 디저트를 준비해 주신다. 쑥크림, 유자, 금귤, 흑미로 만들어졌는데 오리지널 한식 디저트이다. 맨 위의 유자 셔벗은 호떡 같은 거랑 같이 먹으면 맛있다. 이름이 생각안나네..
디저트 만드는 도중 금귤 불쇼다. 낮이라 불이 잘 안보였다. 그래도 만족스러웠고 저녁에 오면 제대로 된 불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는 저녁에 한번 와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온 디저트.
이곳에서 두 개를 고르면 된다.
그레놀리 한과랑 초콜릿, 쑥떡, 디카페인 아아로 마무리. QR코드는 테판 인스타로 연결되는데 재미로 해보고 같이 입안으로 넣어주면 된다.
12시에 식사를 시작해서 1시 30분쯤 끝났다. 식사시간은 한 시간 반정도 걸린다. 시간이 없어 밥 먹고 차 따로 할 시간이 없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식사 한번 하며 모든 걸 끝내기에 좋은 장소이다.
아내와 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기분전환하고 싶어서 오게 된 테판. 직원분들의 서비스와 요리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고, 양이 적을 줄 알았지만? 요리마다 양이 많아서 좋았다. 요리들을 다시 보니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메뉴개발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장소 안에서 한식의 맛을 살려 멋지게 철판요리로 탄생이 되어 뿌듯? 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워 다음에 또 오고 싶은 식당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분위기 내고 싶다면 테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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