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를 읽고 알게 된 작가. 오랜만에 온라인 도서관을 찾던 중 동일 작가의 책이 있어서 빌렸다. 평소 드는 생각들을 연결하여 일기식으로 쓴 예전의 책이라면, 이번 책은 주제를 정하고 저자의 생각을 가림 없이 솔직하게 쓰였다. 공감 가는 부분들도 있어서 쉽게 읽으며 주말을 마무리한다.

p.31
불교에서는 '삶이 고통'이라고 가르친다. 삶은 고통의 본성 안에 존재한다. 잘못된 인식에서 오는 집착이나 번뇌에서 삶의 고통이 생긴다. 쉬운 말로 바꾸자면 '삶이 고통'인 이유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고통을 낳기 때문이다. 관계를 끊으면 집착이나 번뇌가 사라진다. 고통도 없다. 하지만 관계없이는 행복도 즐거움도 없다. 사람에 대한 번뇌와 사람에 대한 집착이 마음의 고통을 낳지만 그 번뇌와 집착의 강을 건널 용기를 갖지 못하면 사랑은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누구나 사랑을 원하지만 아무나 사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 일 자체가 드물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중에 당신이 사랑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이 없는 것이다. 호감이 호의를 부르고 호의가 사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드문 행운과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행운은 랜덤으로 일어나고 삶은 공정하지 않다. 삶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인간 조건'이다.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역시 또 다른 '인간 조건'이다. 두려움은 평생 우리를 쫓아다닌다. 포기하는 법이 없다.
삶이 공정하지 않고 두려움이 떠나지 않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힘들어도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행운을 갖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
서로에게 공정하기만 한다면 사랑을 지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작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먼저 관대해져야 한다. 감정은 영원하지 않고 모든 관계는 끝이 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야 한다. 당신이 괜찮은 인간이라면 상대가 문을 열어주지 않을 리 없다.
p.50
지나간 일은 쉬워 보인다. 미래의 일은 늘 불안하다. 주식이 오르고 나서 "난 그 주식이 오를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난 그 주식이 오를 것 같아서 집을 팔아서 샀네"라고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설령 그렇게 돈을 번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돈을 지키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p.121
아들들이 교육 제도와 충돌할 때 생기는 긴장과 마찰을 해소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아들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나를 내버려 두라고 말하지만 실은 자신을 챙겨주기 바란다. 자신들이 무엇을 진짜 원하는지 모른다. 어떤 남자아이도 지금 지루해서 엉뚱한 짓으로 사고를 치는 중이며 배가 고파서 또 사고를 칠 계획이라고 고백하지 않는다. 아들들은 적극적으로 관심을 쏟으면 저 혼자 할 수 있으니 내버려달라고 하고, 그러면 너 혼자 해보라고 방치하면 자신이 사랑받고 있지 않다며 의심하고 행패를 부린다. 남자아이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아들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p.138
성공과 실패에 운이 따른다는 것은 내 노력과 실력에 대한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뜻이지 노력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호랑이가 토끼를 사냥할 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토끼가 호랑이를 사냥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력이란, 현재에 몰입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영광은 뒤로하고 굴욕은 잊어야 한다. 어차피 알 수 없는 미래를 걱정하는 데 매몰되어서도 안 된다. 미래의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미래의 과실을 미리 공상하느라 현재를 소비해서도 안 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불확실하다. 이미 지나간 과거보다는 지금이 더 가치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보다는 현재가 더 가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고 미래에 대한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비록 '지금 이 순간'뿐이지만 인간은 '지금'에 '몰입'하는 것이 어렵다.
p.141
보관되고 쌓아올려진 생각은 힘이 없다. 생각은 끊임없이 흘러야 한다. 생각의 흐름들을 서로 연결시켜야 사고의 세력이 확장된다.
p.145
재능이 권력이고 재능이 곧 매력이다. 사람들은 피카소의 재능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갈망한다. 하지만 예술에서 영원한 것은 변화뿐이다. 피카소 같은 천재조차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출발선이 달라도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앞서간 자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운명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는 소외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초조함. 그리고 얼마 안 되는 성취조차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모든 따라가는 인간들의 숙명이다. 안타깝게도 그 숙명을 극복하는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뿐이다.
p.193
진짜 찾아온 사랑을 지나친 신중함 때문에 알아보지 못할 위험과 오래된 외로움 때문에 가짜 사랑을 진짜 사랑으로 착각할 위험을 동시에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랑에 대해서 인간은 하나의 위험을 택하고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한다. 진짜 다가오는 위기를 안일함 때문에 인식하지 못한 위험과 가짜 위기를 불안감과 공포 때문에 진짜 위기로 착각할 위험을 동시에 낮출 방법 또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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